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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컬링 단독 1위 올랐다

'강팀 킬러' 여자컬링 대표팀이 2018 평창동계올림픽 예선 단독 1위에 등극, 메달 기대감을 높였다. 김은정 스킵이 이끄는 여자컬링 대표팀은 19일 오전 강릉컬링센터에서 열린 2018 평창동계올림픽 예선 6차전에서 스웨덴(스킵 안나 하셀보리)을 7-6으로 제압했다. 스웨덴은 세계랭킹은 5위지만 이번 올림픽 예선 1~5차전에서 한 번도 지지 않고 단독 1위를 질주하던 강팀이다. 이 승리로 한국은 예선전적 5승 1패를 기록, 스웨덴과 공동 1위로 어깨를 나란히 하게 됐다. 여자컬링 대표팀은 스웨덴전으로 이날 일정을 마감했지만, 스웨덴은 이날 오후 일본에도 5-4로 패배해 2연패를 당하면서 선두 자리를 내줬다. 이에 한국이 5승 1패로 단독 1위에 올랐고, 일본과 스웨덴이 5승 2패로 공동 2위가 됐다. 영국과 미국이 4승 3패 공동 4위로 뒤를 쫓고 있다. 대표팀의 4강 플레이오프 진출은 물론, 한국 컬링 역사상 최초의 메달 기대감도 커졌다. 컬링 10개 참가국은 예선에서 한 차례씩 맞붙고 상위 4위에 들어야 플레이오프에 진출한다. 1위로 플레이오프에 올라가면 4위와 결승행을 겨룰 수 있어 메달 사냥에 더 유리하다. 세계랭킹 8위인 한국은 세계랭킹 1위 캐나다와 2위 스위스, 4위 영국, 2017동계아시안게임 금메달 중국(세계랭킹 10위)에 이어 스웨덴까지 잡아내며 강팀에 강한 면모를 다시 한 번 보여줬다. 한국은 21일 러시아를 꺾으면 세계 톱5를 모두 물리치는 기록을 세우게 된다. 월스트리트저널은 18일 한국 여자컬링대표팀이 평창올림픽 깜짝 스타로 부상했다"며 "4명의 소도시 출신 선수들이 집념으로 강호들을 격파했다. 한국에서는 '마늘 소녀들(Garlic Girls)'이라 불린다"고 보도했다. 한편 한국남자컬링대표팀은 이탈리아를 8-6으로 꺾고 2승5패를 기록했다.

2018-02-19

김연아 이후 은반여왕 누가 될까

김연아-아사다 마오, 토냐 하딩-낸시 케리건, 미셸 콴-타라 리핀스키. 피겨스케이팅 여자 싱글 부문은 당대의 여왕 자리를 놓고 양보없는 경쟁을 이어간 유명 라이벌들이 있었다. 은반위뿐 아니라 경기장 밖에서도 말 그대로 '피 튀겼던' 하딩-케리건 정도는 아니지만 평창 올림픽에서도 은반여왕 자리를 놓고 '총성 없는 전쟁'을 펼치는 선수들이 있다. 바로 러시아의 10대 피겨 요정 예브게니야 메드베데바(18)와 알리나 자기토바(15)가 주인공이다. '러시아 출신 올림픽 선수'(OAR)라는 이름으로 출전한 두 선수는 평창 올림픽 여자 싱글의 강력한 우승 후보들로 모두 이번이 첫 올림픽이다. 메드베데바는 여자싱글 세계정상에 올라있는 선수로 세계랭킹 1위이며 쇼트 프로그램과 프리 스케이팅, 합계 모두 세계신기록을 보유 중이다. 반면 자기토바는 이번 시즌 시니어 무대에 데뷔한 새내기지만 메데베데바가 시즌 중반 이후 발목 부상으로 빙판을 떠난 사이 무섭게 치고 올라왔다. 메드베데바가 불참한 그랑프리 파이널과 러시아 선수권에서 우승한 자기토바는 메드베데바가 복귀전을 치른 지난달 유럽선수권에서도 메드베데바를 꺾고 정상에 올랐다. 메드베데바가 출전한 대회에서 우승하지 못한 것은 2년반만에 처음이다. 전초전에서는 자기토바가 1승을 거두긴 했지만 평창에서의 맞대결 결과는 예측하기 힘들다. 이번 올림픽에서 메드베데바와 자기토바는 팀이벤트(단체전)의 OAR 여자싱글 주자로 나서 각각 쇼트와 프리를 연기했다. 두 피겨요정의 연기는 그야말로 명불허전이었다. 둘은 완벽에 가까운 연기로 나란히 쇼트와 프리에서 1위를 차지해 러시아의 단체전 은메달을 합작했다. 뛰어난 기술을 물론 풍부한 감정 연기까지 갖춘 메드베데바와 한치 흐트러짐도 없이 '피겨 인형'처럼 고난도의 점프와 스핀 등을 소화하는 자기토바는 쉽게 우열을 가리기 힘들었다. 단체전에서는 한 팀이었던 두 선수는 이제 21일 시작되는 피겨스케이팅 여자 싱글 경기에서 피할수 없는 빅 매치를 벌인다. 생애 첫 올림픽 정상을 노리는 러시아 요정들의 '불꽃 연기'가 올림픽 막바지로 향해가는 강릉 은반을 뜨겁게 달굴 것으로 전망된다.

2018-02-19

피겨 남자 10강 가운데 아시아계 6명 포진

평창 올림픽에서 '피겨 왕자' 하뉴 유즈루(24·일본)가 부상 공백을 딛고 소치 대회에 이어 2연패를 달성했다. 수많은 팬들의 환호 속에 하뉴는 눈물을 글썽이며 "고맙습니다"란 말을 되내었다. 하뉴는 17일 평창 올림픽 피겨스케이팅 남자 싱글 프리스케이팅에서 기술점수(TES) 109.55점, 구성점수(PCS) 96.62점을 받아 총점 206.17점을 기록했다. 전날(16일) 쇼트프로그램 111.68점을 합해 317.85점을 얻은 하뉴는 우노 쇼마(일본·306.90점)를 제치고 여유있게 정상에 올랐다. 2014 소치 올림픽에서도 금메달을 목에 걸었던 하뉴는 1948·52년 올림픽을 연속 재패한 딕 버튼(미국) 이후 66년 만에 남자 싱글 2연패의 주인공이 됐다. 3위는 스페인의 하비에르 페르난데스(스페인·305.24점)가 차지했다. 강릉 아이스아레나는 마치 하뉴의 콘서트장 같았다. 일본 팬들은 일장기를 들고 하뉴를 향해 열렬한 응원을 보냈다. 워밍업에서 하뉴가 자그마한 동작을 하기만 해도 여기저기서 탄성이 터졌다. 하뉴가 '음양사' OST '세이메이'에 맞춰 연기를 시작할 땐 모두가 숨을 죽였다. 점프 하나, 스핀 하나마다 환호성이 쏟아졌다. 흥겨운 리듬에 맞춰 스텝 시퀀스를 연기할 때는 박자에 맞춰 박수를 쳤다. 하뉴는 경기 초반 깔끔한 연기를 이어나갔다. 그러나 쿼드러플 토루프-싱글 루프-트리플 살코 콤비네이션을 시도할 때 착지가 흔들려 뒤의 점프 2개를 수행하지 못했다. 쿼드러플 토루프도 착지가 흔들렸다. 3개월 전 당한 발목 부상 뒤 복귀전을 치르는 탓에 완벽하진 않았다. 하지만 대세를 바꿀 만한 실수는 아니었다. 아름다운 연기를 마친 하뉴는 우승을 확신하며 주먹을 불끈 쥐었다. 링크 위엔 하뉴가 좋아하는 '위니 더 푸' 인형이 비처럼 쏟아졌다. 하뉴는 이 인형을 강릉과 평창 지역에 기부할 계획이다. 우승자 하뉴를 포함해 남자 싱글은 동양계 선수들의 잔치였다. 중국의 진보양이 4위에 올랐고 당초 우승후보로 꼽혔으나 쇼트에서 부진했던 네이선 첸(미국)이 5위에 올랐다. 첸의 부모는 중국인들이다. 6위 빈센트 저우(중국계 미국인), 9위 패트릭 챈(홍콩계 캐나다인)까지 합치면 톱텐 안에 무려 아시아계 선수들이 6명이나 이름을 올렸다. 한국 대표 차준환(17·휘문고)도 248.59점을 기록하며 선전했다. 15위에 오른 차준환은 한국 남자 싱글 올림픽 최고 성적인 17위(1994년 릴레함메르·정성일)를 넘어섰다. 그렇지만 초창기 피겨는 유럽 선수들의 독무대였다. 2014 소치올림픽까지 피겨에 걸린 금메달 86개 중 63개를 러시아(28개), 독일(7개) 등 유럽이 쓸어담았다. 2차 대전 이후부터는 미국, 캐나다 등 북미가 가세했다. 아시아 선수가 따낸 금메달은 4개에 불과했다. 동양 선수들이 본격적으로 메달 경쟁에 뛰어든 건 1990년대부터다. 1992년 알베르빌 올림픽 여자 싱글에서 일본계 미국인 크리스티 야마구치와 금메달, 일본 대표 이토 미도리가 은메달을 따냈다. 2006년 토리노 대회는 아라카와 시즈카(여자 싱글), 2010년 밴쿠버 대회는 김연아(여자 싱글)와 쉔슈에-자오홍보(중국·페어)가 정상에 올랐다. 하뉴가 2014·18 올림픽 남자 싱글 2연패를 달성하면서 아시아 선수들의 올림픽 금메달 행진도 이어지고 있다. 팔다리가 짧아 체형적으로 불리한 동양 선수들의 경쟁력은 점프에 있다. 이토는 서양인들에게 어필하기 어려웠지만 탁월한 점프를 앞세워 세계 정상권에 올랐다. 당시만 해도 여자 선수들은 3회전 반을 도는 트리플 악셀을 하지 못했는데 이토가 선구자 역할을 했다. 남자 싱글 역시 진보양에 의해 '4회전 점프 시대'가 열리면서 동양인들의 강세가 두드러졌다. 새로운 채점 제도에서는 높은 기술점수가 보장되는 4회전 점프가 필수적이다. 첸은 프리에서 무려 6번의 4회전 점프를 시도해 고득점을 올렸다. 아시아계 선수들은 재빠르고 유연해 서양 선수들보다 점프에 강점을 보인다. 좋아진 인프라와 높아진 피겨 인기도 한 몫 했다. 닛칸스포츠의 다카바 미즈호 기자는 "아이돌 멤버 같은 매력을 가진 안도 미키(31)가 등장하면서 후원사들이 급증했다. 곧이어 아사다 마오가 나타나며 대중들의 관심은 폭발적으로 늘어났다. 80년대부터 꾸린 육성프로그램도 자리를 잡았다. 일본에선 4~5세부터 피겨를 시작한다"고 설명했다. 한국 역시 불모지에서 나타난 김연아 이후 연습 환경이 훨씬 좋아졌다. 골프의 '세리 키즈'처럼 '연아 키즈'들도 나타났다. 4년 뒤 베이징 올림픽에선 유영(14)-임은수(15)-김예림(15) 등 밴쿠버 올림픽 이후 피겨를 시작한 선수들이 꽃을 피울 전망이다. 김효경 기자 kaypubb@joongang.co.kr

2018-02-19

'8-4-8' 목표 '흔들'…쇼트트랙·빙속에 기대

2018년 평창 겨울올림픽에 출전한 한국 선수단의 목표 달성이 사실상 힘들어졌다. 한국은 19일까지 금3-은2-동메달 2개로 종합 9위를 달리고 있다. 홈에서 벌어지는 올림픽에 146명의 선수를 비롯, 역대 최대인 220명의 선수단을 파견한 한국은 금 8-은 4-동메달 8개로 종합 4위를 이루겠다는 '8-4-8-4'를 목표로 삼았다. 그러나 태극전사들은 반환점이 지난 18~19일에 은메달 2개만 추가하며 순위를 끌어올리지 못했다. 올림픽 3연패에 나선 이상화(29·스포츠토토)는 스피드스케이팅 여자 500에서 라이벌 고다이라 나오(일본)에게 밀리며 은메달에 그쳤으며 차민규(25·동두천시청) 역시 19일 남자 500에서 100분의 1초 모자란 기록으로 금메달을 놓쳤다. 또 우승을 기대한 봅슬레이 남자 2인승의 원윤종(33·강원도청)-서영우(27·경기BS경기연맹)도 첫날 1차 시기의 부진을 극복하지 못하고 6위로 대회를 마치며 한국은 메달 레이스에서 중위권 도약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결국 남은 경기 일정을 미뤄볼때 금메달을 보탤 종목은 쇼트트랙ㆍ스피드스케이팅밖에 남지 않았다. 남녀 1500에서 금메달 2개를 따낸 쇼트트랙은 여자 1000-3000 계주와 남자 500-5000 계주에서 3개 이상의 금메달에 도전한다. 남자 빙속의 맏형 이승훈(30·대한항공)이 지휘하는 팀 추월ㆍ매스스타트에서도 최대 금메달 2개를 바라고 있다. 팀 추월은 21일 디펜딩 챔프 네덜란드와 4년만의 리턴매치를 벌일 것으로 보인다. 비록 네덜란드가 최강이지만 이승훈과 1500 동메달리스트 김민석(19·성남시청)을 내세운 한국의 파워도 만만치 않다. 또 이승훈이 나서는 매스스타트는 금메달 유력 종목이다. 최상의 시나리오는 금메달 5개를 더하는 것이지만 확실하게 우승을 기대할 종목은 쇼트트랙ㆍ빙속을 합쳐 3개 정도에 그친다. 당초 목표치로 공개한 금메달 8개 대신 6개를 충족할 전망이다. 그러나 남자 스켈레톤에서 금메달을 따내 이 종목 아시아 첫 메달리스트가 된 윤성빈(24·강원도청)을 빼고는 메달이 100% 빙상에서만 나와 편식성이 두드러진 점은 아쉬움을 남겼다. 침묵하는 설상 종목에서는 지난해 삿포로 겨울아시안게임 2관왕인 스노보드 평행대회전의 이상호(23)에게 메달을 기대하고 있다. 봉화식 기자 bong.hwashik@koreadaily.com bong.hwashik@koreadaily.com

2018-02-19

"한국 여자컬링 6명 모두 김씨"…ESPN "자매 아니다" 보도

한국여자컬링대표팀(세계 8위)은 평창올림픽에서 세계 1위 캐나다 세계 2위 스위스를 쓸어버리면서 세계를 깜짝 놀라게하고 있다. 외신은 선수 5명과 감독 1명 모두 성이 김(金)씨인 것을 보도하며 큰 관심을 나타냈다. 스포츠 전문매체 ESPN은 17일 "한국여자컬링 선수들은 모두 성이 같다"고 보도했다. 한국선수들 유니폼 뒤에는 E.KIM Y.KIM S.KIM K.KIM C.KIM이라고 새겨진 사진도 함께 첨부했다. 한국여자컬링대표팀은 스킵 김은정.리드 김영미.세컨드 김선영.서드 김경애.후보 김초희로 구성됐다. 감독은 김민정 감독이다. 컬링은 보통 스킵(주장)의 성(姓)을 따서 팀명을 붙인다. 한국은 김은정의 성을 따서 '팀 킴'이다. ESPN은 "감독은 성과 함께 이니셜을 부른다. 김은정은 E.KIM이라고 부르는 식"이라고 소개했다. 김민정 감독은 "많은 외국인들이 모두 자매냐고 묻지만 가족이 아니다. 한국에서 흔한 성이다"고 말했다. '팀 킴'은 국제대회에 출전해 팀원 전체가 김씨라고 하면 자매 아니냐는 오해를 받는다. 하지만 김영미과 김경애만 자매고 나머지는 가족이 아니다. 김은정-김영미 김경애-김선영은 의성여중고 동기동창이다. 의성 특산물 마늘에 빗대 '컬링 마늘 소녀들'이라 불린다. 김경애는 최근 중앙일보와 가진 인터뷰에서 "팀원 전원이 김씨라고 하면 외국인들이 어리둥절한 표정을 짓는다. 그래서 지난 2013년 아침식사를 하다가 각자 음식이름을 따 즉석에서 애칭을 만들었다"고 말했다. 예를 들어 김경애의 애칭은 '스테이크' 김영미는 '팬케이크' 김선영은 계란요리 서니 사이드 업에서 따온 '써니'다. 또 김은정은 요거트 이름에서 따온 '애니' 막내 김초희는 과자이름인 '쵸쵸'다. ESPN은 평창올림픽 한국선수단 명단 조사를 통해 김씨가 많은게 특이한게 아니라고 전했다. <관계기사 6면> ESPN은 "많은 한국선수들이 김씨 성을 갖고 있다. 평창올림픽 121명 중 34명이 김씨다. 그다음은 이씨 13명 박씨 9명이다"이라며 "전혀 특별한 게 아니다. 2015년 조사에 따르면 김 이 박을 포함한 상위 10개의 성이 한국 인구 전체 64%였다. 김씨 성은 1000만명 정도로 5명 중 1명이 김씨"라고 설명했다. ESPN은 과거 한국에서 성은 귀족만 가질 수 있는 특권이었고 한국 여성은 결혼해도 성을 바꾸지 않는다는 설명도 덧붙였다. 박린 기자 rpark7@joongang.co.kr

2018-02-18

피겨→쇼트트랙, 4시간의 얼음판 변신 마법

2018뇬 평창 겨울올림픽 '4시간의 마법'이 호평을 받고 있다. 강릉 아이스아레나에서는 오전에 피겨스케이팅, 저녁에 쇼트트랙 경기가 열린다. 두 종목의 경기가 같은 날에 열리는 건 이번 올림픽에서 17일이 처음이었다. 지난 1년 동안 갈고 닦은 빙판 변신 기술이 마침내 모습을 드러낸 날이기도 한다. 이번 올림픽에선 17일과 20일 피겨스케이팅과 쇼트트랙이 한 경기장에서 차례로 열린다. 17일 오전부터 피겨 남자 싱글 프리스케이팅이 열렸다. 이후 4시간뒤부터 쇼트트랙 대표팀의 워밍업이 시작된다. 이후 여자 쇼트트랙 1500m, 남자 쇼트트랙 1000m가 열렸다. 피겨와 쇼트트랙 모두 메달이 결정되는 날이기 때문에 빙질 상태가 중요했다. 그런데 피겨와 쇼트트랙은 빙질 컨디션이 전혀 다르다. 점프가 많은 피겨는 빙질이 다소 부드러워야 한다. 반면 빠른 스피드와 급격한 코너링이 필요한 쇼트트랙은 딱딱한 얼음이 제격이다. 최적의 빙면 온도는 피겨는 영하 4도, 쇼트트랙이 영하 7도다. 두께도 다르다. 쇼트트랙은 3㎝, 피겨는 5㎝ 두께의 얼음 위에서 펼쳐진다. 얼음 색깔도 쇼트트랙은 흰색, 피겨는 은색이다. 즉, 피겨 경기가 끝나면 4시간 내에 쇼트트랙에 맞는 경기장으로 변신해야 했다. 고기현 시설총괄 매니저는 "몇 시간 안에 빙질을 바꾸는 건 힘든 일이다. 레이스와 연기 종목은 사용하는 빙판 범위부터 다르다. 중계 카메라 위치, 펜스 장치와 부착물도 다 바꿔야 한다"고 설명했다. 피겨 경기 후 60명 정도가 투입돼 펜스 장치, 심판석 위치, 카메라 위치 등을 바꾸는 연습을 계속한 결과 20분까지 단축시켰다. 관건은 빙질의 완벽한 변신으로 강릉 아이스아레나 아이스 테크니션을 맡고 있는 배기태 아이스&스포츠 기술이사는 "4시간 안에 종목에 맞는 빙면온도를 맞추려고 셀 수도 없이 많이 리허설을 했다. 올림픽 개막 후, 오전에 피겨 경기가 열리는 날이면 오후에 쇼트트랙 빙질로 바꾸는 훈련을 했다"고 말했다. 빙판 온도는 1시간20분 만에 맞출 수 있다. 이후 피겨 경기로 인해 얼음이 파인 부분을 메우고 정빙하는데 40~50분이 필요하다. 피겨에서 쇼트트랙으로 경기장을 변신하는 시간은 넉넉히 2시간30분~3시간이 걸린다. 쇼트트랙(영하 7도) 경기보다 피겨(영하 4도) 경기가 먼저 열리는 것이 다행이다. 배기태 이사는 "얼음을 녹이는 것보다 얼리는 게 더 쉽기 때문에 4시간 안에 빙질 변신이 가능했다"고 전했다. 4시간 내에 빙면온도를 낮추기 위해 150RT(냉동톤)짜리 냉각기를 3대나 설치했다. 이는 일반 링크장 3개를 운영할 수 있는 용량이다. 평창올림픽 강릉 아이스아레나의 빙질 상태는 최상이다. 2014년 소치올림픽과는 다르게 빙질에 대한 호평이 이어지고 있다. 피겨 선수들은 입을 모아 "빙질이 정말 좋다"고 엄지를 세웠다. 쇼트트랙에서는 올림픽 신기록이 쏟아지고 있다. 소치올림픽 피겨와 쇼트트랙이 열린 소치 아이스버그 스케이팅 팰리스는 빙질 변신에 실패했다. 여자 쇼트트랙에선 박승희(스포츠토토)가 500m 결승에서 두 차례 넘어졌다. 박승희는 "빙판 곳곳이 파였고, 빙질이 좋지 않았다. 추월하기 어려웠다"고 말했다. 피겨 남자싱글에서 금메달을 딴 하뉴 유즈루(일본)와 은메달의 패트릭 챈(캐나다)도 프리스케이팅 도중 넘어졌다. 한 빙상장에서 두 종목 경기를 치르는 건 평창올림픽이 처음은 아니다. 겨울올림픽 원년인 1924년 샤모니(프랑스) 대회 이래 주로 아이스하키와 피겨가 한 경기장에서 열렸다. 그러나 1992년 프랑스 알베르빌에서 쇼트트랙이 정식종목으로 채택된 뒤엔 주로 쇼트트랙과 피겨가 한 지붕 아래에서 열렸다. 박소영 기자 psy0914@joongang.co.kr

2018-02-18

개구리장갑·호리병주법·외다리주법·날 밀기 등

한국은 쇼트트랙 최강자다. 쇼트트랙이 1992년 알베르빌 대회에서 정식 종목으로 채택된 이후 12일 현재까지 한국은 43개의 메달(금22·은12·동9)을 가져갔다. 역대 겨울올림픽에서 한국이 딴 금메달은 27개인데 쇼트트랙이 80%가 넘는 22개를 딴 셈이다. 지난 9일 뉴욕타임스는 평창올림픽 특집으로 '한국은 왜 쇼트트랙을 잘하나'라는 기사를 썼다. 이에 따르면 한국은 80~90년대 올림픽에서 잘할 수 있는 스포츠를 찾았는데, 새롭게 나온 쇼트트랙 종목이 낙점됐다. 이후 집중적 지원을 받아 반복적인 군대식 훈련, 전략 연구 등으로 단시간에 메달을 싹쓸이했다. 쇼트트랙은 빠르게 코너를 돌며 순위 경쟁을 벌이기 때문에 유연성과 순발력이 필요하다. 서양 선수들보다 체구가 작은 아시아 선수들에게 유리한 종목이다. 한국 쇼트트랙의 '선구자'로 불리는 김기훈은 92년 알베르빌 올림픽에서 1000m, 5000m 계주 우승으로 한국 겨울올림픽 44년 사상 최초로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김기훈은 '호리병 주법' '외다리 주법' '개구리 장갑' 등 다양한 기술을 탄생시켰다. 호리병 주법은 직선 주로에서 인코스로 달리다가 다시 바깥쪽으로 빠지면서 상대를 앞서 나가는 기술이다. 외다리 주법은 코너에서 원심력을 극복하고 스피드를 이어가기 위해 한 발로 스케이트를 타는 것을 말한다. 손가락 끝 부분에 에폭시 수지를 붙여 코너를 돌 때 마찰력을 줄여주는 개구리 장갑도 발명했다. 결승선 앞에서 '날 밀어 넣기'도 한국 선수들이 처음 시도했다. 98년 나가노 올림픽 여자 쇼트트랙 1000m 결승에서 전이경은 오른발을 내밀어 우승했다. 당시 남자 쇼트트랙 1000m 결승에서 김동성도 리자준(중국) 뒤에 있었지만 날을 먼저 넣어 이겼다. 빙판에서 하루 200바퀴 이상 도는 맹훈련으로 쌓은 강철 체력으로 '바깥돌기'도 뛰어나다. 바깥돌기는 경쟁이 치열한 인코스를 포기하고 순간 속도를 내서 아예 바깥쪽으로 크게 회전하는 것인데, 트랙을 한 바퀴 돌 때 5~10의 거리를 더 달려야 한다. 2006년 토리노 올림픽에서 남녀 3관왕을 이룬 안현수와 진선유가 탁월했다. 진선유는 "아웃코스로 돌려면 힘과 스케이팅이 모두 좋아야 한다"고 했다. 이런 힘은 '분노의 질주'도 가능하게 했다. 2002년 몬트리올 세계선수권대회 남자 1500m에서 김동성이 시작과 동시에 전력질주를 해 13바퀴 반 동안 1위를 지켰다. 2014년 소치올림픽 여자 3000m 계주에선 심석희가 한 바퀴 반이 남아있는 상태에서 아웃코스로 질주해 역전 우승을 이뤘다. 이번 올림픽 여자 3000m 계주 예선에서도 이유빈이 넘어져 크게 뒤처졌지만 다른 선수들이 엄청난 질주로 1위로 골인했다. 박소영 기자

2018-02-16

이상화, 500m 사상 두 번째로 3연패 도전

18일 새벽 3시(LA시간) 한국 겨울올림픽 역사의 새 장이 열린다. 힘차게 스케이트 날을 갈아온 '빙속 여제' 이상화(29)가 스피드스케이팅 여자 500에 출전한다. 이상화는 한국 겨울올림픽 사상 첫 3연패이자 올림픽 빙속 여자 500 사상 두 번째로 3연패 위업 달성에 도전한다. 이상화는 그 꿈을 달성하고자 지난 14일 1000도 포기했다. 2010년 밴쿠버올림픽, 2014년 소치올림픽에서 잇달아 여자 500를 제패한 이상화는 평창에서 화려한 피날레를 준비한다. 이상화가 시상대의 맨 위에 우뚝 서면 미국 보니 블레어(1988년·1992년·1994년)에 이어 올림픽 여자 빙속 500 3연패를 이룬 두 번째 선수가 된다. 이상화가 대망의 3연패를 위해 넘어야 하는 최대 걸림돌이 바로 일본의 간판 고다이라 나오(32)다. 고다이라는 2017-2018 국제빙상경기연맹(ISU) 월드컵 여자 500에서 단 한 번도 빠짐 없이 우승을 차지했다. 이상화는 월드컵 대회에선 고다이라의 벽을 넘지 못하고 뒤를 쫓기만 했다. 기록으로만 본다면 고다이라의 우승이 점쳐진다. 이상화 고다이라를 '그 선수' 또는 '그 친구'라 부른다. 이상화가 올림픽 2연패를 이루는 동안 여러 선수 중 한 명에 불과했던 고다이라를 경쟁자로 인정하지 않겠다는 뜻이다. 주법에 변화를 준 뒤 이상화와 최강자 자리를 다툴 정도로 부쩍 성장한 고다이라를 이상화가 '그 선수'라 부르는 건 반드시 올림픽 3연패를 이룩하겠다는 의지의 표현이다. 일본 쪽 분위기는 다르다. 지난 7일 고다이라가 여자 500m 연습경기에서 37초05를 기록, 비공인 올림픽 신기록을 세우자 벌써부터 축제 분위기다.

2018-02-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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